소재 : 고양이/ 어둠/그릇/손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어느 날의 저녁 평소라면 그 시각 그곳에는 사람이란 지나다니지 않았지만 그날만은 달랐다."안녕, 고양아?"처음 보는 여자는 우리들에게 인사를 하며 우리들 중 누군가를 찾는 것 같았다.
"이상하다. 이 동네엔 없나?" 처음 보는 여자는 희한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검은색의 긴 치마와 이상한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그녀가 말을 거는 상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미친 건가?"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희한하게도 그녀는 나의 말을 알아들었다.
"나 미친 거 아니거든 고양아?"나는 깜짝 놀라 담장 뒤의 풀숲에 몸을 숨겼지만 그것은 다른 이라면 모르지만 그녀에게만큼은 먹히질 않았다.
"레이븐 아까 그 고양이 좀 찾아와봐" 또다시 누군가에게 말은 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녀가 말하는 레이븐이란 사람은 보이질 않았다.
그러나 보이라는 레이븐 대신 하늘에서 내려와 나의 머리를 쪼아대는 까마귀만 있을 뿐이었다. '서.. 설마?' "레이븐 그 아이는 어떠니?"
나는 짜증 나는 까마귀 녀석을 할퀴려고 앞발을 휘둘렀지만 녀석은 이미 하늘 위로 도망쳤고 마치 나를 비웃듯 웃어대기 시작했다.
"아주 까맣고 성질 있는 녀석이네요" 역시나 녀석이다. 저 까마귀 녀석이 레이븐이었던 것이다. 까마귀의 말을 들은 그녀는 서서히 담을 넘어 나에게로
다가왔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그녀는 담을 넘었다기보단 그저 공중에 붕 떠서 담을 지나온 것 같았다. 살면서 이런 사람은 처음 본 나와 다른
고양이들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잠시 후 그녀가 나를 양손으로 잡아들었다. "고양아 너 나랑 같이 갈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과 함께 나는 너무나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같이? 내가 이 이상한 여자랑? 사실 나는 여기 있는 녀석들과 달리 얼마 전까지 만해도
사람들과 함께 지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들은 나를 버렸다. 처음으로 그들은 나와 함께 공원으로 나왔고 그날은 특이하게도 나의 목줄을
풀어두었다. 사실 그때 눈치챘어야 했지만 나는 몰랐다. 그것이 그들이 자신들이 아껴왔던 나를 버리는 행위였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도 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들에게 가지 않았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도 알고 있지만 가지 않았고 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수많은 고양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야생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대 이번에는 이 이상한 여자를 따라간다? 솔직히 나는 더 이상 옛날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편안한 생활시간이 되면 밥을 주고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나를 대하는 인간들과의 삶은 이미 자유를 만끽한 나에게는 지옥과도 같아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물론 그녀가 나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어라? 왜 아까 말한 주인들처럼 내가 너를 버릴 것 같니?" 휘둥그레진 나의 눈을 보며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걱정하지 마 나는 너를 안 버릴 거니깐 물론 전 주인처럼 내 기분대로 너를 대하는 일은 없을 거고"
알면 알수록 이상한 여자였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도 않는다. "내 말을 알아들으시나요?" 혹시나 하는 나의 생각은 역시나였다. 그녀는 이상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나의 말은 그저 동물의 울음소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나의 말을 알아듣고 있다. "어쩔래 같이 갈래?"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는다는 걸 내가 어떻게 믿죠?" 나의 말에 그녀는 곤란하다는 듯이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손짓했다. 그리고 잠시 조금 전 까마귀가
그릇 하나를 낑낑거리며 들고 왔다. "이거 알지?" 그녀의 손에 들린 그릇 그것은 절대로 내가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바로 내가 전에 살던 집에서의
나의 밥그릇이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가지고 계신 거죠?" "시켰지 가져오라고" 한숨을 내쉬는 까마귀는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그 와중에도 그녀는 작은 나뭇가지를 집으며 나의 밥그릇을 나뭇 가지로 살짝 내리쳤다. "이게 무슨?!"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사실 그릇에는
조금씩 조금씩 동물의 사료가 쏟아져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료가 그릇에 가득 찰 무렵 사료는 나오는 것을 멈추며 딱 알맞게 정지선에서 멈추었다.
"자 봤지? 나는 너의 전 주인과 다르게 너한테 먹이 줄 돈이 들지도 그렇다고 너하고만 있지도 않을 거야 그냥 너는 나의 집에서 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하면 돼" "그럼 질문하나만 해도 될까요?" 그녀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좋을 대로 이제부터 나는 너의 주인이니깐?"
"그럼 왜 저를 그렇게 데려가려고 하시는 거죠?" 의외의 질문에 그녀는 의외의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사실 난 마녀거든 그런대 책에서 보니깐 마녀들은
전부다 검은 고양이나 까마귀를 데리고 다니잖아? 그래서 너를 이렇게 데려가려는 거야" 정말이지 이상한 여자는 그 행동만큼 이해가 되질 않았다.
"책에 나온 마녀들이 고양이를 못살게 굴면 당신도 그럴 건가요?" 이번에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대답했다. "아니 어차피 나는 사람들이 생각한
마녀의 기본적인 것만 가지고 싶은 것뿐이야 그리고" "그리고?" "나도 고양이가 좋거든 그런대 검은 고양이였던 네가 있어서 더 좋고 그러니 나와 함께 가자"
마녀인 그녀의 희한한 매력에서 일까 나는 점점 더 그녀를 따라가고 싶어졌다. "좋아요 따라가죠 그런대 당신의 집은 어디 있죠?"
마침내 결심이 선 나의 대답에 까마귀인 레이븐은 자신을 따라오라며 어느 나무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나는 잽싸게 레이븐을 뒤따라 올라갔고 레이븐이
가리킨 것은 어느 작은 산의 숲 속이었다. "저곳이야 이곳과는 조금 멀지 그러니 가기 전에 동네 친구들한테 인사하지그래?" 레이븐의 말대로 나는
동네의 모든 들 고양이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곤 마녀인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아 참! 고양아 미안 네 이름을 깜박했네 음~ 네 이름은 쉐인 쉐인 어떠니?"
"쉐인이라 좋네요" 그녀가 지어준 나의 첫 이름 그리고 나와 레이븐 그리고 새로운 주인인 마녀는 시원한 새벽의 공기를 맞으며 저 멀리에 있는 숲 속을 향해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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